'너나 잘 하세요' | 김강석 | 2018-02-05 | |||
|
|||||
이영애 주연의 [친절한 금자씨], 그리고 전도연 주연의 [밀양]과 같은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기독교의 모습은 마치 조롱거리처럼 느껴집니다. 영화 [밀양]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던 것은,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운 기독교의 모습이 사실은 실제와 별 다른 점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하는 그런 모습을 스크린 안에 넣어놓고 객관화시키고 보니 정말 유치하고 우스워보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박찬욱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라는 영화에서 오늘의 기독교를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너나 잘하세요!” 이 영화에서 기독교는 엉터리 전도사를 통해 그려지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속죄를 외치고 성경말씀을 외칩니다. 그러나 이 전도사는 뒤로는 살인마에게 고개를 숙이고 돈을 받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돈을 주님을 위해 유용하게 쓰겠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오늘의 한국 기독교를 이 엉터리 전도사같다고 비판하면서 주인공 금자씨의 입을 통해 따끔하게 충고합니다. “너나 잘하세요!”
안타깝게도 오늘의 한국인들 눈에 비친 기독교는 그렇게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높일 방안을 찾기 위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설문조사를 보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18.4%에 불과한 반면, 불신한다는 비중은 48.3%로 높았습니다. 또 ‘기독교(개신교)인들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쪽은 14%인 반면 ‘그렇지 않다’는 쪽이 3.5배에 달하는 50.8%나 되었습니다. 가톨릭교회와 불교사찰, 개신교회 셋의 신뢰도 조사에선 35.2%가 가톨릭교회를, 31.1%가 불교사찰을 신뢰한다고 답했고, 개신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18%로 크게 낮았습니다. 특히 자신의 종교를 기독(개신)교라고 답한 이들의 14.1%가 개신교회가 아니라 가톨릭교회를 더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가톨릭 신자들은 1.1%만이 개신교회를 신뢰한다고 꼽았습니다.
종교별 호감도에서는 기독교, 불교, 가톨릭, 유교 가운데 불교가 31.5%로 가장 높았고, 가톨릭은 29.8%, 기독교는 20.6%였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에 호감을 나타낸 응답자의 4분의 3은 기독교인으로, 비기독교인의 기독교에 대한 호감도는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교에 호감을 가진 사람들 중 과반수는 비불교인들이었습니다. 이 조사에서 한국 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바뀌어야 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2%가 ‘교인과 교회지도자들이 언행일치 면에서 나아져야 한다’고 응답했고, 이어 타종교에 대한 관용(25.8%), 사회봉사(11.9%), 재정 사용의 투명성(11.5%), 교회의 성장제일주의(4.5%), 강압적인 전도(3.8%) 차례였다고 합니다.
기윤실 정직신뢰성증진운동본부장인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교회가 불신받고 있으며 고립돼 있고, 사회로부터 단절되어 있으며 소통의 위기에 처해 있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큰 위기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원주의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혀야 하고, 교회는 교인들이 개교회주의를 벗어나 사회와 소통하고 사회를 섬기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단연 기독교에 대한 선호도가 으뜸이었습니다. 이것은 오늘 한국인들이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보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오늘의 한국인들은 기독교 복음이 싫어서가 아니라, 오늘의 기독교인들이 신앙적으로 살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기독교인들이 말로만 떠들썩한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사실은 기독교인답게 살지를 않기 때문에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싫어하는 기독교는 강요하는 기독교입니다.
우리의 상황은 참 어려운 기로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어렵다고 정도를 벗어나는 것은 신앙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참된 신앙의 길은 구호나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얻는 일에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합해지지 않으면, 우리는 함께 망할 것입니다. 서로 간의 마음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한 어떠한 거창한 계획이나 어떠한 프로그램도, 알맹이 없는 구호나 형식과 포장 이상일 수 없을 것입니다. 믿지 않는 이들과 지역사회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한, 아무리 신앙적이고 그럴듯한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도 그 반응은 한 가지 밖에 없을 것입니다. “너나 잘하세요.”
하나님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라고만 말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희망일지도 모릅니다.
"추천과 댓글은 힘이 됩니다"
|
댓글 1
전동호 2018.2.9 17:05
밀양.영화 봤는 대요...
그 내용을 가지고 심도 있는 토론하고 싶어요.
뭐가 뭔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